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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붐바=글 명효종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어제(4일)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는 동국대학교 농구부(이하 동국대)를 상대로 펼쳐진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 대회(이하 U-리그)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어김없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프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연세대는 선배들의 프로 진출로 인한 공백, 신입생 스카우트에 대한 의문점 등 자신들에 대한 우려가 모두 기우였다는 것을 당당히 증명해냈다.

연세대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5경기 동안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며 코트 전방위적으로 득점이 터져 나왔다. 특히, 경기 종료 후 연세대를 상대한 팀들의 외곽 수비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항상 나왔다. 그만큼 연세대의 외곽슛이 위협적이었으며, 승리의 중요한 키였다는 의미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바로 그 연세대의 외곽을 책임진 2학년 가드진, 양준석(체육교육학과 20, 이하 체교)과 유기상(체교 20)을 만나봤다.

양준석

양준석의 안정적인 리딩과 3점슛 능력은 신입생이었던 지난 시즌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이번 대회 적극적인 돌파와 번뜩이는 패스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양준석은 연세대 공격의 생기를 불어넣어 줬다.

어제 경기에서 12득점 9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양준석은 경기 승리에 대해 “팀 전체가 한마음으로 열심히 임해서 우승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즐겁다.”라며 우승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세대가 결승전이었음에도 경기를 쉽게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전반전 양준석과 유기상의 뜨거운 슛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준석은 “기상이와는 내가 언제, 어떻게 줘도 넣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서로가 언제 패스를 줄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믿고 경기를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유기상과 끈끈한 우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언제나 자신의 슛에 대한 자신감 있다고 밝히며 어제의 활약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듯한 여유로움까지 보여줬다. 또한 경기 중 나온 깊은 딥쓰리에 대한 질문에도 실패에 대한 부담은 따로 없다며 골대까지의 거리는 자신감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고려대와의 4강 경기에서 양준석은 후반전에 들어서부터 갑작스럽게 많은 턴오버를 헌납하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전 경기에서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양준석은 “가드로써 턴오버를 기록하면 팀에 피해가 간다. 그렇기에 어제 팀에 미안함이 많이 있었다.”라고 밝히며 마음의 짐을 털어놓는 동시에, “하지만 그건 어제 일이다. 오늘은 기본적이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기 열심히 뛰었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나의 플레이에 집중하기 위해 실수에 최대한 신경을 안 쓸려고 한다.”라며 전혀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승전에서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양준석과 신동혁의 콤비 플레이를 보는 것이었다. 양준석이 돌파로 파생된 순간적인 더블팀을 놓치지 않고 신동혁에게 패스를 건네며 오픈 찬스를 만드는 장면에 여러 차례 연출되었다. 양준석은 이에 대해 “동혁이 형의 장점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팀의 가드로써 당연한 것이다. 동혁이 형의 장점을 살려 줄 수 있는 플레이에 내가 도움을 준거다.”라고 신동혁에게 공(功)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양준석은 연세대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있었기에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분명 잘된 부분과 잘 안된 부분이 있었던 대회였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앞으로의 대회를 부상 없이 즐겁게 뛰고 싶다.”라며 챔피언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기상

이번 경기 유기상은 4쿼터에 들어서야 첫 2점슛을 넣는 독특한 기록을 남겼다. 유기상의 슛감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닌, 굳이 2점을 던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왜 자신이 차기 연세대 최고의 슈터인지 증명하기 충분했다.

유기상의 경기 소감은 결승전에서 승리한 선수의 소감답지 않았다. “이겨서 좋지만 안일하게 생각해서 나온 턴오버가 있어 아쉬웠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우승이라는 결과 자체에만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팀 모두가 하나 되어 만든 우승이라 기분이 좋다며 지금 순간만큼은 즐기겠다고 말했다. 오늘 경기 양준석과 함께 코트에서 보여준 엄청난 화력에 대해서는 “항상 팀 모두가 슛이 안 들어가도 자신감을 주는 말들을 많이 해준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얻은 자신감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기상은 슛에서뿐만 아니라 높이를 자랑하는 동국대 골 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특히, 고려대와의 4강 경기에서 리바운드 열세로 인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한 연세대에 유기상의 리바운드는 큰 힘이 되었다. 유기상은 “항상 슛 말고도 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강한 디펜스와 리바운드 가담이라는 답을 얻게 된다.”라고 밝히며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참여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더불어 “열심히 뛰었는데 운 좋게 저에게 리바운드가 떨어진 것 같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유기상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모습을 보면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이 이기든 지든, 항상 경기를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유기상은 감독님께서도 항상 코트에서는 즐겁게 하라고 주문을 하신다고 밝혔다. 더불어 “게임을 뛰는 사람들이 즐겁게 게임을 해야 벤치 동료들과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라고 말하며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유기상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유기상의 코트에서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중계를 통해 시청하는 팬들에게도 전해지는 것을 보면 감독님의 주문이 제대로 발휘된 것 같다.

끝으로 유기상은 “좋은 시작을 해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정상을 지키기 위해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라며 양준석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우승 트로피로는 전혀 성에 차지 않는 듯한 각오를 밝혔다.

혼란스러웠던 신입생 시절이 지나고, 두 선수는 어느덧 2학년이 됐다. 이번 대회 MVP를 수상한 이원석(체교 20)과 함께, 2학년 트리오의 활약은 눈부셨다. 유기상은 “1학년 후배들과 게임을 많이 뛰지 않는 선배 형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공헌 덕에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한 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양준석 역시 “2학년이 작년과 비교해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팀에서 원하는 역할에 포커스를 맞춰 경기를 재밌고 열심히 뛰려고 한다.”라고 전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