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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붐바=신촌/글 명효종 기자, 사진 염수민 기자]
이변을 만들지 못했다. 오늘(26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이하 U-리그)에서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가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를 상대로 아쉽게 패배했다. 시즌 초부터 고려대는 국가대표 신입생 여준석이 합류하며 연세대에 전력적인 우위를 점했다는 평이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 연세대는 가드진의 부상 이탈로 연이어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숙명의 라이벌전이었던 만큼 연세대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모두의 예측을 뒤집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전력 차를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연세대 선발 라인업
최형찬(체교 21)-신동혁(체교 19)-박선웅(스응산 19)-김건우(스응산 20)-이규태(체교22)
(*체육교육학과는 체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스응산으로 표기함.)
1쿼터 ‘연세대 15–15 고려대’ : 허슬과 에너지 레벨이 돋보인 연세대
연세대는 경기 시작과 함께 최형찬이 여준석의 3점을 컨테스트하는데 이어 코너 3점을 터뜨리며 기세를 잡았다. 고려대는 박정환과 박무빈의 돌파를 통한 공격 활로를 찾았지만, 연세대 뒷선이 페인트존을 단단히 지키며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답답해진 고려대는 여준석의 포스트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오히려 최형찬이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며 연세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김건우 역시 2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연이어 잡아내며 팀에 활력을 더했다. 초반 분위기를 이끈 최형찬이 여준석을 밀착 마크한 동시에 다른 선수들은 적재적소에 헬프 수비를 가주며 오랜만에 연세대다운 강한 수비를 보여줬다. 하지만 고려대도 베이스라인으로 상대를 몰아넣은 후 스틸을 노리는 수비로 연세대의 1쿼터 중반 공격을 틀어막았다. 이에 연세대는 외곽슛으로 공격을 풀어나가고자 유기상(체교 20)을 투입했다. 유기상의 투입은 고려대 수비수들을 밖으로 몰아내 인사이드에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규태는 문정현을 앞에 두고 풋워크로, 유기상은 김보배(체교 22)와의 투맨 게임 후 돌파로 인사이드를 적극 공략했다. 하지만 곧바로 여준석의 미드레인지 득점과 문정현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이 나오며 고려대는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박무빈이 스틸 이후 속공 2개를 연이어 이끌며 앞서나가는 듯했지만, 유기상의 외곽슛이 터지며 동점으로 쿼터가 마무리됐다.
2쿼터 ‘연세대 35–36 고려대’ : 아쉬웠던 중반 집중력, 하지만 완벽했던 전반 마무리
2쿼터는 유기상-최형찬-신동혁-김보배-이규태의 라인업으로 시작됐다. 고려대는 2쿼터 시작과 함께 지역 수비를 들고나왔다. 이에 연세대는 지역 수비의 취약점인 리바운드를 공략하며 김보배가 세컨 찬스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한 발 더 뛰는 수비를 보여주며 고려대를 당황케 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주인공은 당연 유기상이었다. 이규태와의 투 멘 게임에서 수비를 깨는 창의적인 어시스트에 이어 3점을 적중시키며 연세대에 3점 리드를 안겨줬다. 하지만 박무빈이 유기상을 앞에 두고 3점으로 다시 응수하며, 1쿼터에 이어 박무빈과 유기상의 쇼다운이 이어졌다. 고려대의 추격으로 동점을 허용하자 연세대가 부른 타임아웃 이후 양 팀은 빅맨들의 공격 비중을 늘렸다. 김보배는 여준석을, 문정현은 이규태를 앞에 두고 페인트 존에서 득점을 올렸다. 이후 포제션에서는 외곽 싸움이 펼쳐졌다. 고려대는 박주빈이, 연세대는 신동혁이 각각 3점을 터뜨리며 장군멍군이 계속됐다. 하지만 2쿼터 후반, 연세대는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며 고려대에 리드를 내어줬다. 고려대가 2쿼터에 1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는 사이, 연세대는 3개의 턴오버와 함께 박스아웃 실패로 인한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다. 여준석이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앤드 원을 기록하며 점수 차가 7점 차까지 벌어졌다. 위기의 상황에서 연세대는 기본기에 집중했다. 적극적인 골밑 싸움을 통해 유기상과 김보배가 2번의 세컨 찬스 득점을 만들었고, 신동혁이 골밑에서 여준석을 끝까지 수비 해내며 추격의 불씨를 피웠다. 연세대의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신동혁의 스틸에 이어 유기상이 3점을 성공시키며 비록 1점 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 지었지만 완벽한 쿼터 마무리를 보여줬다.
3쿼터 ‘연세대 45–56 고려대’ : 발이 묶인 연세대, 답답했던 경기 흐름
3쿼터는 유기상-최형찬-박준형(체교 19)-김보배-이규태의 라인업으로 시작됐다. 시작과 함께 고려대는 김태완이 3점에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며 안 좋았던 2쿼터 후반 분위기를 쇄신했다. 연세대는 최형찬의 스틸에 이은 아웃 넘버 상황 등 좋은 기회를 몇 차례 잡았지만 아쉬운 골밑 결정력으로 득점으로 연결 짓지 못했다. 윤호진 감독대행은 이른 시간 신동혁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에 신동혁이 들어가자마자 3점으로 응답했지만, 여준석에게 곧이어 3점을 허용하며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고려대의 피지컬한 수비에 연세대는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어려운 슛을 던질 수밖에 없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마저 열세를 보이며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반면 고려대는 전반전 많은 체력소모로 발이 묶인 연세대를 상대로 패스 플레이를 펼치며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또한 박무빈이 최형찬을 속도로 제치며 앤드 원을 만들며 점수 차는 어느새 10점 차가 됐다. 연세대는 얼리 오펜스를 시도하며 공격의 해답을 찾으려 했지만, 두터운 고려대의 벤치 선수들이 빠른 백코트로 이를 막아내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오히려 박무빈이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돌파로 코트를 휘저으며 연속 8득점을 올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동혁과 유기상이 쿼터 막판 살아나며 희망의 끈을 이어 나갔다.
4쿼터 ‘연세대 71–82 고려대’ : 부담감을 견뎌내지 못한 연세대
4쿼터는 유기상-최형찬-박선웅-김보배-이규태의 라인업으로 시작됐다. 연세대는 파울 개수에서 고려대보다 유리한 상황에 있었기에 쿼터 시작과 함께 강한 수비를 펼쳤다. 수비에 성공한 연세대는 신동혁의 패스를 받은 유기상이 3점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한 자릿수 내로 가져왔다. 하지만 저학년 선수들에게 큰 경기 부담감이 너무 크게 다가왔던 것일까. 최형찬과 김보배가 연이어 상대의 풀코트 프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3번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고려대는 이를 박무빈의 자유투 2개와 문정현의 3점으로 연결하며 멀찍이 달아났다. 박준형이 유기상의 3점을 블록한 후 이를 직접 속공으로 이어 나가며 분위기는 완전히 고려대로 기울었다. 이규태가 내외곽을 드나들며 연세대 공격을 이끌었지만, 쉽사리 흐름이 넘어가지 않았다. 여준석은 왼쪽 45도 지점에서 연속 3점을 성공시키며 고려대는 오늘 경기 최대 점수 차인 23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연세대 주장 신동혁은 포기하지 않았다. 2번의 좋은 수비 이후 속공과 3점을 성공시키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유기상 역시 공격 리바운드 후 득점과 3점 슛을 포함해 9득점을 연속으로 넣으며 고학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승부를 뒤집기에 고려대는 너무 멀리 와있었다. 신주영의 쐐기포로 고려대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오늘 패배로 연세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9승 2패로 경희대학교 농구부(이하 경희대)와 공동 2위가 된 연세대. 공교롭게도 다음 경기는 이달 31일, 경희대와의 진검승부다. 두 팀 모두 득점력 좋은 포워드진에 비해 얇은 센터 뎁스를 가지고 있기에 창 대 창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학교 농구부가 위태로운 만큼 팬들의 응원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주요선수기록
연세대
유기상 31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