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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붐바=글 명효종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대학농구 최강자에게 오르지 못한 산은 없었다. 2016년 이후 5년 동안 우승컵이 없었고, 2018년 이후 3년 동안 결승 진출에 실패한 악연을 끊고 당당히 제37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이하 MBC배) 우승을 달성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은희석(경영 96) 감독은 비주전과 주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벤치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주전 선수 이원석(체육교육과 20, 이하 체교)과 양준석(체교 20)의 부상 악재가 겹쳐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오랜 시간 코드를 밟아야만 했다. 부족한 경험치는 때때로 불안한 경기력으로 나타났지만 그럴 때마다 코트를 안정화시켜준 최고참 선수들 덕에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주장 이정현(체교 18)은 결승전에 최고점 28점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상과 수비상을 동시 석권했다. 부주장 신승민(체교 18) 또한 매 경기 더블더블에 맞먹는 활약을 펼치며 이원석의 부재를 해결했다. 팀의 기둥이 되어 대학무대 석권을 이룬 이정현과 신승민을 시스붐바가 만나봤다.

대학 졸업 전 꿈을 이루다, 18학번 선수들의 MBC배 우승

이정현과 신승민 모두 입학 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MBC배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특히 이정현은 당시 1학년이었던 2018년 고려대학교 농구부와 맞붙은 MBC배 결승을 회상하며, 꼭 우승을 하고 싶었고 무패기록 역시 이어나가고 싶었다는 결승전을 임했던 굳은 마음가짐을 전했다. 신승민 역시 “팀원들과 다 함께 우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고 말하며 4학년들에게 MBC배가 얼마나 뜻깊은 대회였음을 확인시켜줬다.

이번 결승전 상대였던 한양대학교 농구부(이하 한양대)는 예선전에서 연세대가 꺾은 바 있었다. 하지만 당시 경기 초, 연세대는 한양대의 지역수비에 고전하며 1쿼터까지만 해도 끌려가는 양상이 생겼다. 이정현은 “지역방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외곽슛이 들어가야 한다. 3점 슛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여러 플레이를 준비해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려 노력했다”며 같은 전술에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신승민 또한 하이포스트에서 볼 배급을 더 원활하게 해줘 타이밍 맞게 2대2 공격을 사용하고, 리바운드 이후 상대가 자리를 잡기 전 속공으로 우위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지역방어를 깼다고 밝히며 연세대의 승리가 아무 준비 없이 나온 것이 아님을 알려줬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중심을 잡아준 최고참들

이번 대회 전반적으로 가드진에서는 턴오버가 자주 발생하며 추격의 빌미를 주는 연세대답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연출됐다. 이정현은 이에 대해 “주축선수 몇 명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많이 뛰지 않던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경기를 뛰며 조금씩 맞아갔고 선수들 또한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래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많은 얘기를 통해 풀어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문제가 아닌 호흡을 맞춰가는 도중의 성장통임을 밝히며 주장다운 리더쉽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동안 리바운드 등에서 비교적 열세를 보이던 연세대의 빅맨진은 이번 대회 리바운드와 림 프로텍팅에서 우수한 모습을 선보이며 더 이상 골밑은 연세대의 약점이 아님을 보여줬다. 빅맨진을 이끌고 있는 신승민의 이번 대회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신승민은 김건우(체교 20)와 박준형(체교 19), 정수원(스포츠응용산업학과 19) 모두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팀원들을 치켜세워주면서도 “아직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에 현재는 80점을 주고 싶다”며 짧은 휴식기 동안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더 큰 무대를 향해 나갈 준비를 하는 이정현과 신승민

이정현과 신승민은 이번 대회 개인 퍼포먼스적으로는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이정현은 지난 대회 결승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대활약하며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큰 경기에 잘하는 비결은 따로없다. 이번 대회 부진해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동료들 덕분에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며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신승민 역시 이원석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신승민 역시 “원석이가 워낙 능력이 좋은 친구다. 수비와 공격에서 원석이와 부담을 나눠갖고 그동안 임했다면 이번 대회는 원석이가 갖고 있던 부담을 건우와 준형이, 수원이가 각자 역할을 충실히 했기에 저 또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팀원들을 먼저 챙겨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두 선수의 빼어난 활약은 경기를 보러온 KBL 구단 스카우터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충분했을 것이다. 이정현 선수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생각하지 않으며, 대학에서의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대회까지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승민 역시 “아직까지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학무대가 몇 경기 남지 않았기에 아쉬운 마음이 크기에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며 대학 생활의 화룡점정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이정현은 “신입생으로 들어와 경기를 뛰던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대학에서 마지막 한 개 대회만을 남겨두고있다 마지막 대회까지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많이 응원해주세요!”라는 말을 전했다. 신승민은 “이제 왕중왕전을 앞두고 있는데 MBC배 우승의 기쁨은 짧게 가져가고 다음 목표를 위해 착실히 준비할테니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며 왕중완전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4학년 선수들이 주는 무게감을 느낄 기회가 얼마남지 않다는 사실은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를 응원하는 이들을 슬프게 만든다. 9월초에 개최될 예정인 왕중왕전을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KBL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응원할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위해 시스붐바와 함께 최선을 다해 응원하자.